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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6 21:45
원전제로 선언·재생에너지 확대는 국민의 승리
 글쓴이 : 김정삼
조회 : 4,674  
원전제로 선언·재생에너지 확대는 국민의 승리
2011년 메르켈 총리는 "2022년까지 독일 내 원전을 완전히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적녹연정'(1998~2005년) 시절인 지난 2000년의 '원자력 합의'를 되풀이한 내용이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후 원전의 가동 시한을 연장하려고 했으나, 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자 이를 번복하고 적녹연정의 탈핵 프로그램을 받아들였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메르켈을 결정적으로 뒤흔든 건 '유권자의 선택'이었다. 2011년 3월26일 베를린·뮌헨·함부르크·쾰른 등의 대도시에서는 탈핵 집회가 일제히 열렸다. 무려 25만명이 '탈핵·반원전'을 외쳤다.

다음날에는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지방선거가 열렸다. 1953년 이후 기독민주당이 한번도 패배하지 않은 이 지역에서 녹색당 소속의 빈프리트 크레치만 후보가 당선됐다. 독일 최초의 녹색당 소속 주지사가 탄생한 것이다. 결국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뜻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독일 유권자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1986년 4월26일의 기억이다. 이날은 옛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이 폭발한 날이다. 베를린은 체르노빌에서 110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독일 전역에서 꾸준히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 인접 국가의 원전 사고로 직접 피폭됐던 '집단적 트라우마'를, 후쿠시마 사태가 다시 상기하게 한 것이다.

독일은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 산업국가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1970년대부터 핵발전소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독일에서 가동했거나 현재 가동되고 있는 18기의 원전 중 10기가 1970년대에 착공됐다. 이에 맞춰 고압 송전선이 곳곳에 놓였다. 반대 주민들과 이에 연대하는 학생·시민단체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1980년 녹색당은 전국 정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같은 해 니더작센주 고어레벤 핵폐기장 공사 현장을 점거했던 청년 조직의 리더는 1998년 9월27일 총선에서 연방 총리로 적녹연정을 이끌었다. 그가 바로 게르하르트 슈뢰더다.

적녹연정은 독일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핵심 중 하나는 2000년 만들어진 '재생가능에너지법'(EEG)이다. 바이오가스·태양광·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매입함으로써 설비투자를 지원하고 생산 비율을 높이자는 게 이 법의 핵심 내용이다.

1990년 전체 생산 전력의 3.1%에 그쳤던 재생에너지 비율은 2010년 17%까지 급등했고, 2013년에는 23.5%를 차지했다. 이는 개인과 마을 공동체 등 소규모 지역 단위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낸 결실이다.

독일 뤼네부르크대학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태양광 발전량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48%, 기관과 전략적 투자자 참여가 49%를 이루고 있다. 나머지 3%는 전력회사가 소유한 태양광 시설의 발전량이다. 풍력 발전은 시민참여 형태가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독일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생태에 대한 관심은 일종의 '생활문화'로 자리잡았다. 대형 식료품점이라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빈 병 자동환불기'가 그런 사례다.

2003년 녹색당 소속인 위르겐 트리틴 당시 연방 환경부 장관은 페트병과 유리병 등을 즉석에서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제 독일에서 탈핵은 보편적 가치 중 하나다. 다만 '어떤 탈핵이냐'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과거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승승장구했던 4대 에너지 대기업(Vattenfall, E.ON, RWE, EnBW)은 점차 재생에너지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기업은 재생에너지 산업의 '집중화·집약화'를 추구한다. 대기업들이 추진중인 독일 북부의 대형 풍력발전 단지 건립은 380㎸ 고압 송전선 건설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환경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탈핵 사회'로 나아가는 독일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한국을 비롯해 후쿠시마 사태 이후에도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여러 국가들이 고민해야 할 과제다.


<863호 34면>

 
독일의 에너지 딜레마
   
편집실 (redaktion@kyoposhinmun.d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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